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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비상금, 눈감아줄까 vs 말까 인쇄하기 공유하기
요즘엔 기혼 직장인뿐만 아니라 주부도 비상금을 갖고 있는 사례가 많다. 배우자에게 말하기 힘든 금전이 필요할 때 비상금은 요긴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배우자의 비상금은 부부 갈등의 불씨를 지피기도 한다. 있어도 없는 척해야 할까? 알아도 모르는 척해줘야 할까? 

병에 든 돈과 동전
비상금은 뜻밖에 일어난 긴급한 일에 쓰기 위해 미리 마련해놓는 돈을 말한다. 그런데 결혼 후 비상금은 여기에 ‘남편 몰래’ 또는 ‘아내 몰래’가 추가된다. 부부가 함께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수입과 지출 내역을 공유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배우자와 상의하기 곤란한 지출 건이 생기면 순조롭게 해결하려는 목적에서다. 물론 개인의 비상금까지 배우자와 공유하는 부부, 시작은 몰래했어도 결국은 배우자에게 실토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결혼 후 비상금을 ‘나만 알고 있는 은밀한 금고’로 급할 때 찾아 쓰는 보험처럼 생각한다. 더욱이 아이가 태어나면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해 여윳돈의 필요성은 더 절실해진다. 여윳돈이라고 하면 부부가 공동으로 모아 태산이 되는 것을 함께 보면서 행복감을 맛봐야 하는 것이 맞지만 때에 따라 아이를 위해 쓰는 건데도 ‘남편 몰래’ ‘아내 몰래’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좀 과하다고 생각해서 반대하는 고가의 아이 장난감과 옷, 유기농 먹을거리 같은 것을 구입할 때다. 부부가 육아에 대한 견해의 차가 클수록 개인적으로 비상금을 모아서 지출할 일이 그만큼 많아진다고 한다. 그게 싸우지 않고 피해가는 방법이라 더 편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비상금은 필요하다 VS 불필요하다
기혼 남녀에게 “배우자가 모르는 비상금이 있냐”고 물으면 대다수가 “그렇다”고 답한다. 배우자에게 내가 모르는 비상금이 있다고 느끼면 “모르는 척한다” “가족을 위해 쓰도록 유도한다” “끝까지 어떻게 만들어서 현재 얼마나 있는지 캐물어 도로 가져온다” 등 의견이 분분하지만 비상금의 필요성은 대부분 ‘있으면 유용한 것’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결혼 전부터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예비 신랑(신부) 모르는 비상금 통장을 가지고 결혼하는 경우도 있다. 먼저 결혼한 선배의 조언이 남 일 같지 않았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비상금은 아무리 의도가 순수했다고 해도 나중에 배우자가 알았을 때 부부 갈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어 민감하다. 쿨하게 ‘당신이 모았으니 당신이 알아서 써’ 하고 넘어가주면 상관없지만 현실은 대처 방법에 따라, 배우자의 성격에 따라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으로 돌아올 때가 더 많다.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부부는 모르는 게 없는 사이라는데, ‘왜 말하지 않았을까?’ ‘내가 배우자에게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사람인가’ 서운하고, ‘어디에 쓰려고 한 걸까?’ 오해와 배신감이 생기는 것도 당연하다. 이런 불안한 감정들이 쌓이기 시작하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가장 힘들어지는 것이다. 그 때문에 부부 사이에 서로가 모르는 비상금은 없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럼에도 비상금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면 부부 스타일에 맞게,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한에서 관리가 가능한 정도가 허용 범위가 아닐까.


눈감아주는 비상금이 따로 있다
결혼 3년 차 주부 강하음(30세) 씨는 어느 날 남편의 문자메시지 알림 소리에 휴대전화를 확인했다가 자신이 전혀 모르는 카드의 승인 내역을 보고 깜짝 놀랐다. 언제부터 사용한 건지 모르겠는 카드의 정체도 궁금했지만, 남편의 용돈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결제 금액에 오만 가지 생각이 들었다. 한 번쯤 술값을 낼 수도 있다지만, 이렇게 카드까지 만들었을 정도면 한두 번이 아닐 테고, 그럼 그 돈이 다 어디서 났단 말인가. 하음 씨는 그동안 남편 월급만으로 빠듯하게 살면서 자기 것 하나 제대로 챙기지 못했던 지난날들을 생각하니 배신감에 눈물이 다 났다.
상대적으로 배우자의 비상금은 본인의 것보다 투명성이 떨어지므로 존재 여부를 알고 난 후 큰 배신감에 사로잡히기 십상이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내 비상금은 당연히 있어야 할 이유가 타당한 반면, 배우자의 비상금은 일일이 설명해주고 납득시켜도 ‘OK!’ 하고 고개를 끄덕이기 어려운 게 사람 마음이다. 게다가 위의 사례처럼 비상금의 존재 여부와 사용 목적이 불순해 보이는 비상금은 가만히 못 본 척하고 넘어가기 힘들다. 단순히 생활비를 절약해서 모을 수 있는 금액이 아닌 여건상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규모의 비상금은 모으는 과정부터 의심스럽다. ‘내 비상금은 되고, 배우자의 비상금은 안 된다’는 생각이 이런 데서 나온 것이다. 몰랐다가 알았을 때 감동이 배가되는 비상금이 있다면, 불신이 배가되는 비상금도 있다. 언제라도 배우자가 알면서도 웃으며 눈감아주게 만드는 비상금은 본인 스스로 떳떳하고, 배우자 스스로 ‘남편의 자존심’ ‘아내의 자존심’ 하고 인정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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