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후 산모는 몸이 임신 전 상태로 회복되기 전까지 갖가지 신체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대게는 자연스런 현상이나 더러 병적인 증세일 수도 있다. 증세별 특징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자궁 감염_ 이상 분만인 경우 나타나기 쉬운 질환
제왕절개 수술로 아기를 낳은 산모들은 정상 분만을 한 산모들보다 자궁 감염을 앓을 확률이 높다. 특히 임신중에 지나칠 정도로 여러번 내진을 했거나 오랜 시간 진통을 한 후에 또는 양막이 미리 파수된 뒤에 분만을 한 경우에도 확률이 높다. 조산을 했거나 저체중아 또는 제왕절개 수술로 쌍둥이를 낳은 경우에도 자궁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임신중 성교나 빈혈 증상이 자궁 감염의 발생을 높인다는 보고도 있다.
자궁 경부와 질, 회음부에 서식하는 균들은 대개 병원성이 약해 정상적인 조직에서는 거의 염증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혈종이 생긴 부위나 손상된 조직,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는 이들 세균이 병원균으로 바뀔 수 있다. 분만중에는 물론이고 산욕기에도 자궁은 세균에 감염되기 쉽다. 열이 나고 냉이 많으면서 냄새가 날 때에는 자궁 감염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대개 자궁 감염이 되면 악취를 풍기는 혈액성 냉이 많아진다. 자궁 회복이 지연되기도 한다. 자궁 내막에만 조금 감염이 된 경우에는 미열이 나는 정도로 그치나, 자궁 감염은 보통 섭씨 38도가 넘는 고열이 나고 아랫배에 통증이 온다. 이것이 패혈증으로도 발전하는데 그러면 발열에 오한까지 겹친다. 자궁 감염은 반드시 산부인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하며, 항생제 치료를 받게 된다.
치골 통증_ 산후 12주 지나 저절로 치유된다
치골은 하복부의 가장 밑에 약간 돌출되어 있는 부분이다. 골반 뼈의 앞은 치골 결합으로 연결된다. 임신을 하면 호르몬의 영향으로 모든 근육과 인대가 늘어난다. 임신 기간 동안에 치골 결합도 조금씩 느슨해지다가 아기가 산도를 통과할 때 열리는데 아기가 큰 경우에는 치골이 많이 벌어져 심한 통증을 일으킨다. 치골 통증은 출산 후 12주 정도 계속되지만 일상 생활하는데는 큰 지장이 없고 자연스럽게 낫는다. 이완된 치골은 출산 후 3~5개월 후면 완전히 회복된다. 산모는 급작스럽고 격한 동작을 삼가고 힘든 일을 피하며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태반 잔류_ 출혈이 심하면 자궁수축제를 맞는다
출산 후에 태반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고 일부분이 자궁 안에 남아 있는 것을 태반잔류라고 한다. 태반이 자궁 내막에 단단하게 붙어 태반 조각이 몸 속에 그대로 남는 수가 있는데 대개 출산 직후에 내진을 통해서 잔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설령 태반의 일부가 남아 있더라도 2~3주 사이에 저절로 떨어져서 배출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출혈은 태반잔류의 대표적인 증상. 출혈이 심한 경우에는 자궁수축제를 투여한다. 태반잔류는 여러번 낙태 수술을 받았거나 질염 같은 염증 질환을 자주 앓았던 산모에게 잘 나타난다.
자궁복고부전_ 자궁 수축이 되지 않아 생기는 증세
분만 후 일주일쯤 되면 자궁이 주먹만한 크기로 작아지고 열흘쯤 지나면 겉에서 만졌을 때 잡히지 않을 정도로 줄어들며 2주가 되면 골반강 안으로 들어가고 출산 후 4∼6주 후면 임신 전 상태로 회복된다. 자궁이 정상적으로 수축되지 않는 증상을 '자궁복고부전'이라고 한다. 출산 후 여러 날이 지났는데도 자궁수축 속도가 느리고, 배를 만져보았을 때 뭔가가 크게 손에 잡히는 듯하면 자궁복고부전을 의심해 볼 만하다.
자궁근 섬유의 수축을 방해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난막이나 태반의 일부가 자궁에 남아 있거나, 양수가 미리 터졌거나 쌍둥이를 출산한 경우, 그리고 골반 염증성 질환이나 배뇨, 배변이 잘 되지 않아 방광이나 직장이 차 있는 경우 자궁복구전이 될 수 있다. 또 자궁근종이 있어도 자궁복고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오로와 함께 빨간 피가 섞인 덩어리가 계속 나오고 복통이 있거나 출혈로 인해 빈혈 증세가 나타나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도록 한다. 자궁수축제나 지혈제로 치료하고 세균 감염 증세가 있을 때에는 항생제 치료도 받는다.
방광염과 신우신염_ 잔뇨와 통증, 고열과 무력감이 특징
방광염과 신우신염의 공통적인 증상은 소변을 자주 보게 되고 소변을 본 후에도 개운하지 않고 여전히 소변이 남아 있는 듯하며, 아랫배에 통증이 느껴진다. 방광에 소변이 고이면 대장균을 비롯해 세균이 늘어나 방광염을 일으킬 수 있다. 방광에 있던 세균이 신장의 신우로 올라가 생기는 병이 신우신염이다. 신우신염에 걸리면 신장이 있는 부위, 곧 옆구리에 통증이 있고 오한이 나며 고열과 전신 무력감이 나타난다.
산모는 면역 기능이 약하므로 무엇보다도 세균에 감염되지 않도록 회음부를 청결히 해야 한다. 소독보다 중요한 것이 세척, 곧 좌욕이다. 대야에 따뜻한 물을 담아 좌욕을 하는 방법은 응혈을 푸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세척 효과는 덜하다. 비데나 샤워기로 깨끗이 좌욕을 하고 수분을 많이 섭취하도록 한다. 수분을 섭취해서 몸속의 세균이 소변과 함께 씻겨 내려가도록 만드는 것이다.